가계도 이야기

지난 10년간 캄보디아에서 600여 가정, 한국, 중국, 태국, 필리핀, 독일, 베트남의 400여가정 이렇게 1,000 가정을 만나서 가계도를 그려보았습니다.

가계도 안에는 아픔, 상처, 깨어진 관계등 가정 안에서 만들어지고 우리 삶속에 뿌리 박고 있는 슬픈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상처들이 자기에게 있다는 것도 모르고, 상처들이 만들어 내는 잘못된 생각속에 갇혀 있는 우리의 모습들...

아버지, 어머니로 부터 한번도 신뢰와 수용을 받지 못한 자녀들이 이제는 부모가 되어 자녀들을 어떻게 양육하고 가르쳐야 하는지 고민하는 모습은 솔직히 나은 편입니다. 

부모에게서 받은 무관심과 학대, 상처들이 그대로 자녀에게까지 전해지는 구조를 볼 때면 하나님이 만드신 가정의 모습이 무엇이고, 어떻게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지 기도하게 됩니다.

그리고 캄보디아와 같이 대학살과 전쟁의 아픔을 거치면서 이제는 빈곤의 아픔까지 가족 구조안에 녹아있는 나라에서는, 정말 하나님의 능력을 통해, 성경적 가치관 속에 새로운 가정의 모습들로 변할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떠나야 사는 삶

작년 4월 이후, 캄보디아에 온후 15년 동안 꾸준히 유지되던 후원이 대부분 중단이 되었습니다. 지난 10개월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재정 후원이 회복이 되지 않아서 현재는 사역과 저희 생활을 위해 필요한 금액의 약 20%만이 채워지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지난 달에 한 단체가 후원을 중단한 청소년 장학 후원 사역을 어떻게 해야 할지 기도하고 있습니다.  후원은 그나마 유지되던 사역비의 50% 해당하는 금액으로 40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마을은 교육 받은 청소년을 통해 부모를 포함한 대부분의 마을 주민이 생각이 변화되고 복음이 소개되던 곳이였는데안타까운 마음입니다후원을 해주시던 곳에서 사업 변경을 하면서 후원을 중단하신 것 같습니다.

2001 캄보디아에 도착한 이후 지난 15년간은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국제 NGO 설립하고,  1,000 가정을 만나 리서치를 하여 캄보디아 상황에 적합한 사역을 개발하고, 사역자들을 훈련시켜 팀을 이루어 사역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모든 것이 하루 아침에 멈추어 버렸습니다작년 이후 대부분의 사역을 중단하고 멈추어 버린 시계처럼 8개월을 보냈습니다가족처럼 사랑하던 사역자들을 내버려두고사역지를 방치하고 있다는 생각에 하나님께 기도 하면서많이 울기도 하였습니다 모든 것이 저의 책임인  같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밤에 눈을 감았다가 아침에 눈을뜨면 모든 것이 회복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였습니다지난 10개월간은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과 같이 하루 하루 주님이 주시는 만나와 메추라기를 의지하며 생활을 하였습니다정말 저희가 해볼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저희가계획을 세우고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으로 사역을 하더라도 하나님과 함께 하지 않으면 인간적인 노력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교는 책임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십자가의 사랑으로 하는 것임을 배우고 있습니다

  • "위로 성장하는 시간이 아니라, 아래로 자라 뿌리를 깊게 내리는 시간"

2016년도에 하나님께서 깨닫게 해주신 부분입니다저는 어릴적 강원도 태백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여름이면 부모님을 따라 밭에서 감자케는 일을 도운 적이 있습니다감자 줄기를 들어올리면 뿌리를 따라 큼직한 감자들이 따라 올라옵니다깊게 뻗은 뿌리를 따라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감자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이런 감자를 거두면서 신기하고 기뻐하던 감정들은 40년이 지금까지도  마음속에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작년부터 후원이 중단되어 대부분의 사역이 멈추어 성장이 멈춘것 같지만 실은믿음의 뿌리를 깊게 내려 새로운 성장을 준비하고뿌리를 따라 믿음의 열매를 키워가며 수확을 기다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나무가 성장하여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뿌리를 깊게 내려야 합니다그리고 알찬 작물을 수확하기 위해서도 뿌리가 깊게 뻗어가야 합니다지금  위로는 아직 어떤 변화도 보이지 않지만  밑으로는 뿌리가 깊게 뻗어 가면서 새로운 성장을 준비하는 시간이라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캄보디아의 선교사로 저희를 부르셨음을 믿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시간도 하나님께서 저희를 새로운 하나님의 부르심을 위해 준비해가시는 시간이라 믿습니다. 

 불평이나 두려움이 아니라, 믿음과 인내로 이 시간을 하나님과 함께 할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복의 근원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축복하시고, 그를 통해 열방을 복 주시기 위해 “그가 살고 있는 땅, 그가 태어난 곳 그리고 그의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고 말씀하였습니다(창 12: 1-3). 떠나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단순히 장소를 떠나는 것 뿐 아니라, 기존의 삶의 방식을 떠나는 것을 포함합니다.

아브라함이 그의 고향을 떠나 낯선 곳을 향해 떠날 때, 뿌리가 뽑힌 식물과 같이 그의 삶이 고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의 근거는, 그를 복 주시고 그를 통해 열방을 축복하고자 하시는 하나님 약속뿐이었습니다. 이 약속을 믿는 믿음은 그의 삶을 지탱해주고 생명을 주는 유일한 근거였습니다.

이렇게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그 자리를 떠났던 또 다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나를 따르라 하신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베드로는 그물을 버리고(마 4:18-22), 그에게 익숙한 삶의 터전을 떠나, 주님과 함께 하는 새로운 생활 방식을 따랐습니다. 또한,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님을 만나고 그의 죄 된 삶의 방식에서 떠납니다. 삭개오가 주님을 뽕나무 위에서 만난 것은 삶의 근간을 이루던 곳을 떠나는 사건이었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축복하시고, 열방을 향한 복의 근원으로 삼기 위해, 익숙한 삶의 터전을 떠나 새롭고 낯선 자리로 떠나라 하십니다. 이것은 기복 신앙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권리 뿐 아니라 축복을 열방에 전하는 책임을 지는 자리로 떠나는 믿음입니다 열방을 향한 복의 근원이 되기 위해 떠나는 것은, 한 번에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날마다 그분의 약속을 붙잡아야 하는 믿음의 여정 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저희 가족의 차례입니다.

떠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 하였던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 되었듯이, 저희를 통해 캄보디아와 열방이 하나님의 축복 자리로 나올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변화된 삶을 살며 “여호와를 자랑할 때에 곤고한 자들이 듣고 기뻐하게 될 것”(시34:2)입니다.

"시간이 금"이 아니라 "사람이 금"이다

캄보디아 국민들은 다른 아시아 사람들 처럼, 체면을 중요시 여기고, 침착함, 겸손등을 중요 덕목으로 생각하며 그리고 가족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특별히 “시간” 과 “공간”에 대해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구 사회나 한국 사회에서는 흔히들 “시간은 금”이라고 생각을 하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캄보디아인에게 시간은 효과적으로 배분해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야만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은 “만남을 위한 장” 이고, 그렇기에 어떤 작업을 하다가도 사람을 만나게 되면 모든 작업을 멈추고 만남을 가지는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캄보디아 속담에는 “사람들이 가는 것보다 오는 것이 낫다”라고 합니다. 

시간은 만남의 장

시간을 잘게 쪼개어 쓰며 효율과 능률을 우선시 하는 서구의 세계관에 비한다면 캄보디아인은 일의 중요성도 모르고 전혀 능률적이지 않고 때로는 게으른 것 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중요시 여기고, 그 사람과 만나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캄보디아인의 생각은 서구의 기준으로는 재단할 수 없는 캄보디아 고유의 문화이며, 이것은 문화 상대주의 관점에서 존중되어야 합니다. 

캄보디아 분들은 가족, 친척등과 함께 공동체로 모이기를 좋아하고, 그곳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자 하려고 합니다.  서구의 개인주의적 사고와는 달리 가족, 직장 공동체의 상하 구조적인 사고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위치에 따라 여러 종류의 관계를 맺어 갑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심지어는 가족과 친족 관계에서도 한 사람을 부르는 호칭이 달라집니다. 우리 한국적 사고와 유사한 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예를 들어 길을 가는 사람에게 "아저씨, 아주머니" 라고 부른다 하더라도 실례가 되질 않습니다. 그런데 가족이나 직장에서 손윗 사람에게 아저씨, 아주머니 라고 부른다면 상당한 실례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와 마찬 가지로 캄보디아 사람들도 본인들이 속해 있는 구조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것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해 갑니다. 

그래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당신은 몇살입니까 ? 결혼은 했나요 ? 아이들은 몇명이나 있죠? " 서구 사회에서는 개인적인 질문으로 쉽게 물어보지 못하는, 아니 관심도 두지 않는 질문들을 만남에서 묻곤 합니다. 상대방이 몇살이고 결혼을 했는지 유무에 따라 관계의 역학 구조가 만들어 지고, 그것을 통해 편안한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한 과정이 시작이 됩니다. 

이것을 이해 하지 못하는 외국인들에게 캄보디아의 이런 질문들은 불쾌감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이 상대방의 개인적인 것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친숙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면 훨씬 쉽게 캄보디아를 이해할수 있게 됩니다. 

공간은 분리가 아닌 함께 하는 곳

캄보디아 분들은 엄격한 공간의 분리구별된 개인 공간등에 대한 욕구 보다는, 서로가 함께 모여 시간과 장소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넓은 돗자리를 바닥에 깔고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하며 즐기는 모습은 캄보디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그리고 대화를 할때 늘 일정 거리가 있어야 안정감을 느끼는 서구와는 달리, 캄보디아 분들은 함께 모여 공간을 공유할때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같은 경우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에게는 이런 문화가 낯설고, 때로은 무례하게 보일수도 있겠지만 캄보디아인들에게는 친밀함을 공유하고자 하는 관심의 표현이다. 이런 캄보디아이들의 공간의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시장에 나가보거나, 길거리에 지나는  오토바이 택시를 타보면 쉽게 알수가 있다.

 

브레멘의 음악대

어제 저녁 아이들에게 "브레멘의 음악대"라는 책을 읽어주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수십번을 읽어준 책인데, 이번에는 전혀 새로운 내용으로 다가왔습니다.

브레멘 음악대는 그림형제가 쓴 고전 동화중 하나입니다. 당나귀는 농장에서 많은 세월을 보냈지만 주인에게서 버림받게 됩니다. 그래서 브레멘이라는 도시에 가서 음악대에 들어가고자 길을 떠납니다. 그러던 중 당나귀는 개, 고양이 그리고 수탉을 만나게 되는데, 이들은 모두 주인에게서 버려진 동물들이였습니다. 한마디로 가치가 없었죠... 이런 동물들에게 당나귀는 브레멘 으로 가서 음악가가 되자고 제안을 합니다.

이들이 브레멘으로 가던 중 도둑들을 만나게 됩니다. 동물들은 힘을 합쳐 도둑들을 물리치면서 , 자신감을 갖게 되고 스스로의 가치를 찾게 됩니다. 그래서 결국 브레멘에는 가지 않고 그곳에서 자신들의 삶을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주인들에 의해 가치가 없다고 버려진 동물들이였지만, 그 환경을 스스로가 극복하고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가 찾아가는 동화 이야기가, 선교지에 필요한 변혁적 개발(Transformational Development) 에 딱맞는 내용이였습니다.

비록 가난하고 아픔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라도,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사람입니다. 선교사는 선교지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 나와,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돕는 촉매가 되어야 합니다.

사람을 더 의존적으로 만드는 선교 정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가치를 스스로가 찾아가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래서 변화를 받은 사람들이, 비지니스, 교육, 문화, 정치, 경제 모든 분야에 들어가 그곳을 하나님의 땅으로 "총체적" 으로 바꿀수 있도록 "함께" 해주는 것..., 이것이 선교사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열 탐지 카메라와 기도

우크라이나의 저희 사역( Family Resource Center)의 멤버인 A** 으로 부터  기도 요청입니다. 교회의 청년 리더였던  형제가 러시아의 무력 침공을 보고, 나라를 위해 위해 전쟁터로 달려 나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를 돕기 위해 전투 현장에서 필요한 열감지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한 후원을 요청 하였습니다.

내용을 읽으면서,  마음은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께서 러시아로 부터 나라를 보호해 주시도록 오랫동안 기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교회가, 전쟁터로 달려 나간 교회 사역자를 보며 어떤 딜레마에 빠져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적들을 죽여야만 하는 전쟁터로 달려나간 형제를 위해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은 비단, 우크라이나  아니라 남북간 긴장관계에 있는 우리 한국도 겪을수 있는 문제 이기에  예민하게 고민을 해봅니다.

아름다운 나라, 아름다운 사람들

고장이 나 멈추어 버린 시계도 하루에 두 번은 정확하게 시간이 맞는 처럼, 1년 동안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걸어둔 진달래 사진이 이제 맞네요한국의 3, 4월은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로 시작을 하죠

캄보디아의 3, 4월은 1년 중 제일 더운 계절 입니다. 덥다 못해 그냥 버티는 자체가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때는 망고와 두리안의 계절 이기도 합니다. 저희 사역지인 깜봇은 캄보디아에서 제일 맛있는 두리안이 나는 곳으로 4월은 도시 전체가 두리안 냄새가 가득해지는 계절입니다.  

캄보디아 하면 가난하고, 전쟁의 상처가 깊고 아픈 사람들의 모습만 많이 보셨을 텐데, 캄보디아는 모든 것이 아름다운 나라입니다무엇보다 하나님이 주신 자연이 풍성합니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운 노을이 있고, 때마다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들이 있고, 그리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곳입니다이곳 저곳에서 가난하고, 불결하고, 아파하는 캄보디아 사진들을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제 이상은 수동적이고 무기력한 캄보디아의 모습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아름다운 캄보디아인의 모습이 많이 드러나고 표현 되기를 소망합니다.